부산역을 출발해 숨이 턱 끝까지 차오르는 영도 산복도로를 운전하다 보면, 깎아지른 절벽 위로 뜬금없이 밝은 주황색 건물이 눈에 들어옵니다. 바로 최근 대만, 일본, 동남아, 그리고 멀리 유럽과 미국에서까지 관광객들이 발걸음을 재촉하는 부산 영도 미피카페(Miffy Cafe Busan)입니다.
저는 부산에서 20년 동안 시내버스를 운전하며 이 가파른 길을 수만 번 오르내린 전직 버스 기사입니다. 최근 이 외딴 산동네까지 말도 통하지 않는 외국인들이 비싼 택시비를 내며 힘들게 찾아오는 모습을 자주 보았습니다. 길을 몰라 헤매는 그들의 지갑과 발걸음을 지켜보며 안타까운 마음에, 전직 기사의 양심을 담아 가장 저렴하고 완벽한 대중교통 여행법을 정리했습니다. 아울러 이 험난한 부산의 산복도로에 왜 하필 네덜란드의 작은 토끼 미피가 자리 잡게 되었는지, 그 감동적인 역사와 의미를 함께 전합니다.
네덜란드의 상처를 치유한 미피, 부산의 아픔을 보듬다

많은 사람이 영도 미피카페를 단순한 인스타용 핫플레이스로 생각합니다. 하지만 미피(Miffy)의 탄생 배경을 알면 이곳이 전혀 다르게 보입니다.
미피는 1955년 네덜란드의 일러스트레이터 딕 브루너(Dick Bruna)가 어린 아들에게 들려주던 작은 토끼 이야기에서 시작되었습니다. 네덜란드어 본명은 작은 토끼라는 뜻의 나인체(Nijntje)입니다.
제2차 세계대전의 전쟁 통 속에서 어린 시절을 보내며 공포와 결핍을 겪었던 작가는, 세상에서 가장 단순한 선과 단 6가지의 따뜻한 원색만을 사용해 미피를 그렸습니다. 복잡한 세상에 지친 아이들에게 단순함이 주는 평화와 안전함을 선물하고 싶었기 때문입니다.
이 미피의 철학은 전쟁의 피난민들이 모여 울부짖으며 일구었던 부산 영도의 산복도로 역사와 절묘하게 닮아있습니다. 삶의 가장 치열하고 거친 흔적이 남은 이 산속에, 세상에서 가장 순수하고 평화로운 토끼 미피가 찾아와 상처받은 이들을 위로하고 있는 것입니다.
향토기업 신기산업의 땀방울이 만들어낸 문화적 기적과 층별 안내

영도 산복도로의 기적은 부산의 탄탄한 향토기업인 신기산업의 뚝심에서 비롯되었습니다. 이곳은 원래 1987년 방울을 만들던 공장 부지이자, 신기산업의 직원들과 주민들을 위한 작은 휴게 공간이었습니다.
황량했던 공간에 활력을 불어넣고자 했던 신기산업은 과감하게 네덜란드 미피 본사와 정식 라이센스를 취득했고, 거친 산업의 공간을 동화 같은 5층짜리 미피 랜드마크로 탈바꿈시켰습니다.
특히 오직 이곳, 부산 영도에서만 만날 수 있는 독창적인 캐릭터 상품인 자갈치 에디션 미피 인형과 마린 세일러 미피 인형은 부산의 로컬 색채를 세계에 알리는 최고의 문화 자산이 되었습니다.
카페 건물은 공간마다 독특한 매력을 품고 있습니다. 정확한 주소는 부산 영도구 와치로 51번길이며, 1층은 주문 및 음료와 빵을 수령하고 계산하는 곳입니다. 2층은 여자 화장실과 단체석 외 창가석이 배치되어 있으며, 3층은 남자 화장실 및 테이블이 마련되어 있습니다. 4층은 탁 트인 야외 루프탑으로 구성되어 있고, 지하로 내려가면 기념품 판매와 각종 포토존이 펼쳐집니다. 건물의 모든 곳에서 자유롭게 음료나 빵을 즐길 수 있습니다.
루프탑 전망: 옥상에 올라서면 눈앞에 펼쳐지는 부산항대교의 푸른 바다 뷰는 전 세계 어디에서도 볼 수 없는 압도적인 감동을 선사합니다.
[20년 기사의 양심 가이드] 부산역에서 미피카페까지 1석 2조 버스 여행법

외국인 관광객들은 길을 몰라 부산역에서 무작정 택시를 잡습니다. 하지만 상습 정체 구간인 영도 다리를 건너 산복도로까지 올라오면 택시비 요금 폭탄을 맞기 십상입니다. 제가 매일 운전하던 코스이니 눈을 감고 그대로 따라오십시오.
부산역을 마주보고 타는 방향에서 82번, 85번, 508번 버스를 타고 영도대교(남포역) 정류장에서 내립니다. 부산역부터 영도대교까지는 버스전용차로(BRT)를 이용하기 때문에 매우 빠릅니다. 그곳에서 9번 버스로 환승하여 롯데낙천대 정류소에 내리면 미피카페로 바로 갈 수 있습니다.
9번 버스는 부산의 명소인 흰여울문화마을을 경유하기 때문에 약간 돌아가지만, 택시에 비해서는 부산역부터 총 10분에서 15분 정도만 더 걸릴 뿐입니다. 만약 캐리어나 짐이 많다면 버스가 다소 불편할 수 있으니 참고하시기 바랍니다.
하지만 짐이 가볍다면 연간 150만 명이 방문하는 흰여울문화마을에서 하차하여 아름다운 경치를 구경한 다음, 다시 다음 9번 버스를 타고 미피카페로 이동하는 것을 강력히 추천합니다. 택시를 타면 이동할 때마다 요금이 2~3중으로 부과되어 약 45,000원 상당의 지출이 생기지만, 대중교통 환승을 이용하면 편도 1,700원, 다시 부산역으로 돌아올 때 1,700원을 더해 1인당 단돈 3,400원으로 영도의 흰여울과 미피카페를 동시에 감상할 수 있는 최고의 1석 2조 코스가 됩니다.
다시 부산역으로 돌아올 때 역시 미피카페 앞에서 9번 버스를 타고, 영도대교 정거장에서 82번, 85번, 508번으로 환승하여 부산역에 내리면 깔끔한 여행이 마무리됩니다.(주의: 9번버스가 아래위로 지나는데 부산역으로 복귀시에도 미피카페를 등지고 롯데낙천대역 정류소에서 기다리면 됨, 위쪽이나 왼쪽으로 가는 버스는 종점, 또는 연료충전 하러 가는 버스)

부산역 ↔ 영도 미피카페 버스 동선 및 요금 요약
| 구분 | 🚌 추천 버스 환승 경로 (가장 빠름) | 💰 예상 비용 (편도/왕복) | 💡 20년 기사의 로컬 꿀팁 |
|---|---|---|---|
| 갈 때 | 부산역 환승센터 ➡️ 508번(또는 82, 85번) 탑승 ➡️ 영도입구 하차 ➡️ 9번 버스 환승 ➡️ 롯데낙천대아파트입구 하차 | 편도: ₩1,700 (카드 기준, 환승 무료) | 9번 버스가 가파른 산복도로를 치고 올라갈 때 창밖 우측으로 펼쳐지는 영도 바다 절경을 꼭 감상하세요. |
| 올 때 | 미피카페 출발 ➡️ 9번 버스 탑승 ➡️ 영도입구 하차 ➡️ 부산역 방향 버스 환승 ➡️ 부산역 도착 | 왕복 총액: ₩3,400 | 택시를 타면 왕복 3~4만 원이 훌륭하게 깨집니다. 버스를 타면 무려 90% 이상의 경비를 절약할 수 있습니다. |
| 연계 코스 | 미피카페 ➡️ 흰여울문화마을 (도보 또는 버스 이동 가능) | – | 아낀 택시비로 미피카페 한정판 ‘자갈치 미피 인형’을 사고 흰여울마을까지 둘러보는 ‘1석 2조 코스’를 추천합니다. |
산복도로를 버스로 여행하느라 고생한 당신을 위해, 카페는 따뜻한 시그니처 메뉴를 선물합니다.
미피 라떼: 콜드브루 베이스에 달콤하고 고소한 피스타치오 크림, 그리고 귀여운 미피 버터 쿠키가 톡 올라간 최고의 인기 메뉴입니다. 영업 시간: 매일 오전 11:00 ~ 오후 10:00 (라스트 오더 오후 9:00). 미피의 대한민국 점령: 현재 미피는 경주 불국사 한옥 매장, 부산 광안리 매장을 넘어, 최근 서울에서 가장 힙한 성수동 연무장길 매장까지 진출했습니다. 성수동 매장은 오픈 직후 상상을 초월하는 역대급 매출을 기록하며 대한민국 전체에 거대한 동심의 바람을 일으키고 있습니다.
글을 마치며: 아낀 택시비로 인형 하나를 더 사세요
20년 동안 운전대를 잡으며 제가 배운 것은, 부산의 진짜 아름다움은 화려한 셔틀버스가 아니라 주민들의 발이 되어주는 시내버스 창밖 풍경에 있다는 점인데, 버스가 더 좋은점은 영도 산복도로에서 바라보는 영도물량장, 바다에 선박뷰, 조선소의 선박건조 장면과 미피카페로 가는 도로의 아기자기한 부산의 모습들을 더 확연히 느낄수 있습니다.
외국인 관광객 여러분, 굳이 비싼 택시비를 내지 마세요. 버스를 타고 올라오며 아낀 돈으로 사랑하는 이에게 선물할 귀여운 자갈치 미피 인형을 하나 더 사고, 따뜻한 라떼 한 잔과 함께 부산항대교의 낙조를 바라보며 평화를 만끽하시길 바랍니다. 부산의 은퇴한 노병 기사가 여러분의 안전하고 행복한 여행을 축복합니다.
독자 여러분은 부산 영도 미피카페를 대중교통으로 방문해 흰여울문화마을과 함께 즐기는 이번 여행 코스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